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이재호 지음
직업병..
‘모든일이 직업과 연관되어 사고되는 현상’
사전적 정의는 아니지만
이런 웃픈 현실에 마주친적
다들 한번쯤 있을거라 생각된다.
나의 경우
가스안전공사 다닐때는
음식점 가면 밥먹기 전에
가스시설 안전한지 확인하고 있고
요즘은 마트에가서 물건이
어디서 수입 되었는지 확인을 한다.
무의식중에 발생하는 이런 내 모습에
이놈의 직업병!!하고 외친일이 왕왕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이다.
해부학 교수님인데
미술작품을 해부학적으로 해석을 하신다.
그것도 아주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말이다.

예를들어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작품에선
아프로디테의 왼쪽 어깨가
축 처져있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쳐진 왼쪽어깨는 결핵의 징후라고 진단한다.
거기에 더해 허파의 기능까지 설명하며
왼쪽어깨가 쳐지게 그린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21년 2월 뭉크가 자신의 작품 절규에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다’ 라고 적은게
밝혀지며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림보다
광대와 머리뼈에 집중하며
안면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절규를 보고 광대뼈에 집중하다니…;;


하나만 더 예를 들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작품이다.
책에서 이 작품의 비밀을 소개하는데
X-ray 촬영 결과 작품의 주인공이
‘속눈썹이 풍부한 소녀’ 였다! 라는 비밀을 소개한다.

물론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현대에 속눈썹이 길어진 이유가
진화때문이 아니라
영양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속눈썹이 길면 안구건조증을 초래하니
눈너비의 3분의 1이 적당한 길이라고 첨언한다.
정말 완전한 직업 홀릭이다.
이렇게까지 직업에 몰입하여
미술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이 타임에
억지로 나도 직업병 환자인척을 하면
미술품의 HSCODE는 무엇인가?
관세는 어떻게 되는거지?, FTA혜택을 보는가?
(예술품의 경우 관부과세 면제되지만,
공산품의 경우에는 부과대상이라 한다.)
참 Boring해서 죄송합니다.
각설하고,,
사실 책을 읽기 전엔
아프로디테의 왼쪽 어깨가 쳐진 건지
뭉크의 광대가 어떻게 그려졌는지
진주귀걸이 소녀가 속눈썹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저자님이 짚어준 포인트 덕에
작품을 새로이 볼 수 있게 되었고
지적 호기심을
쭉쭉 끌어 올려 줬던 상당히 괜찮은 책!
적극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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